요한복음


  1. 저자 

요한복음 본문에서는 저자를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지만 그 내용을 증언하고 기록한 한 제자에 대해 ‘예수의 사랑하는 제자'(애제자)로 언급한다. 그렇다면 애제자는 누구를 가리킬까? 전통적으로는 세베대의 아들 요한, 즉 예수의 제자 사도 요한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모두 추측일 뿐이지어느 하나 확증하기는 어렵다. 결국 요한복음이 익명으로 남겨 놓은 애제자가 누구인가는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그런데 요한복음의 저자를 단순히 애제자라고만 할 수는 없다. 요한복음에서 저자에 대해서 가장 명확하게 언급한 곳은 21 : 24이다. “이 일들을 증언하고 이 일들을 기록한 제자가 이 사람이라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된 줄 아노라.” 여기서 “우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앞의 공동체 상황에서 이해하면 이들은 요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요한복음의 주요 내용의 편집과 수정에까지 관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요한복음의 저자는 한 사람이 아니라, 요한 공동체 내에 있는 문서 편집에 관련된 일을 했던 구성원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1. 저작 장소와 저작 연대 

요한복음의 신학이 형성된 장소는 하나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쉬나켄 부르크는 이러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적절히 표현한다. “요한 전승은 그 뿌리가 팔레스틴에 있으며, 중간 단계로 시리아의 영향을 받으며, 마지막으로 에베소에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는데, 여기서 확고하게 확립된 전승이 되었고, 최종적으로 편집되었다.”


  1. 요한복음의 기원
  • 공관복음과의 관계

요한복음은 그 스타일과 내용에서 공관복음과는 구별된다. 

첫째, 요한복음에서는 예수의 공생애가 3년여 동안 주로 예루살렘을 무대로 해서 이루어지는 데 반해, 공관복음이 그리는 예수의 공생애는 1년 이내이고 그것도 주로 갈릴리를 무대로 해서 이루어진다. 둘째, 요한복음의 주제는 영생인 데 반해, 공관복음에서 예수의 가르침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또 예수의 가르침의 방법도 공관복음에서는 주로 비유의 형태인데, 요한복음에서는 한 사람과의 긴 대화 혹은 강화의 형태로 되어 있다. 셋째, 요한복음의 예수상은 공관복음에 비해 신성과 영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면 이러한 요한복음과 공관복음의 차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공관복음서가 예수 말씀의 역사적 기록에 충실한 육적인 복음서였다면, 요한복음은 그 의미에 집중적 관심을 기울인 영적인 복음서라고 할 수 있다. 공관복음을 알고 있던 요한복음 저자는 그 내용을 반복하지 않고, 예수말씀의 의미를 밝히는 것을 중심으로 이 복음서를 썼다는 것이다. 요한복음의 구조가 마가복음의 기본 구조를 따르고 있다는 것과,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의 수난사화가 일치하는 것을 볼 때, 요한복음의저자는공관복음을 문서로는 알지 못했을지라도 최소한 공관복음에 대한 구전전승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자료들

요한복음은 ‘표적 자료'와 ‘계시 자료'와 수난 기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표적 자료는 예수의 기적 자료집에서 취한 것으로, 신적인 기적을 행하는 자를 믿던 세계에서 예수를 이러한 유형의 인물로 소개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자료이다. 계시 자료는 계시자가 하늘에서 내려온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이것을 헬라어로 변역하여 저자가 예수의 설교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현재 요한복음의 자료로서 요한 공동체가 자체의 수난사화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널리 인정된다. 이 세 자료의 문체가 기본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이 세 부분은 모두 복음서 기자 자신이 쓴 것이라고 주장한다. 

  • 문학적 일치

요한복음의 20:30-31은 복음서의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에, 21장은 요한복음이 20장까지 완성된 뒤에 첨가된 것이 확실하다. 다만 문제는 누가 이것을 첨가했는가 하는 것이다. 21장이 그 이전의 본문보다 목회적, 교회론적 상황을 더 강하게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21장은 20장까지의 저자가 아닌 요한 학파의 한 일원이 써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1. 종교사적 배경

요한복음은 신약의 다른 부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언어와 개념들을 사용한다. 그 동안 요한복음의 종교사적 배경에 대한 주요 논의 중 하나로서 요한복음 서문의 ‘로고스' 개념에 대한 토론을 보면 흥미롭다. 첫째, 요한복음 서문에 인격적 개념으로 사용된 ‘로고스'는 필로가 스토아 철학과 플라톤적 개념을 결합시켜 이해한 신적 중재자 ‘로고스' 개념과 유사하다. 둘째, 인격화된 개념과 창조의 관여자라는 면에서, 지혜문학에 나타난 ‘소피아'와 기능과 역할 면에서 매우 비슷하다. 셋째, 요한복음 서문의 “태초의 말씀(로고스)이 계시니라.”는 구절은 창세기 1:1의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한 것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앞의 배경 중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요한복음의 저자가 살던 시대에는 헬라 사상과 유대 사상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요한복음의 사상적 배경은 다양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요한복음 저자는 아마도 폭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헬라적인 배경의 독자들과 유대적인 독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로고스'라는 개념을 도입했을 것이다. 요한복음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구약성서이다. 구약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는 비교적 적지만, 구약의 개념에 매우 친숙했으며, 이것을 자기의 언어로 적절히 풀어내고 있다. 특이점은 구약 인용이 주로 그리스도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그것도 수난사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직접 인용이든, 간접적인 인용이든, 요한복음은 구약의 사상과 개념에 매우 친숙하다. 


  1. 구조와 내용 

요한 문헌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 가장 널리 인정되는 요한복음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프롤로그(1: 1 - 18)
  2. 표적의 책(1: 19 - 12: 50)
  • 예수의 사역의 시작(1: 19 - 4: 54)
  • 예수의 본질에 대한 논쟁(5: 1 - 12: 50)
  1. 영광의 책(13: 1 - 20: 31)
  •  예수의 최후의 만찬과 고별 강론(13: 1 - 17: 26)
  • 예수의 수난과 죽음(18: 1 - 19: 42)
  • 예수의 부활(20: 1 - 29)
  • 결론(20: 30 - 31)
  1. 에필로그 혹은 부록(20: 1 - 25)

여기서 한 가지 논의해 볼 수 있는 것은 요한복음 프롤로그와 본문의 관계이다. 요한복음 프롤로그는 복음서의 정확한 요약도 아니며, 단지 헬라 독자들을 위한 해설도 아니다. 그러나 프롤로그의 논지가 복음서의 핵심 논지와 상응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요한복음 본문은 프롤로그의 핵심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한 것이다. 그래서 프롤로그의 핵심 내용은 요한복음이 기록된 목적과 상응한다. 


  1. 주요 신학적 주제
  • 그리스도론

복음서가 예수의 삶과 교훈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라면, 당연히 복음서의 중심 관심사는 그리스도론이다. 복음서 중에서도 특히 요한복음은 그리스도론에 대한 집중도가 강하다. 요한복음의 그리스도론은 예수의 신성에 그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면에서, 공관복음의 그리스도론과 비교된다. 요한복음의 그리스도론의 독특한 것 중 하나는 예수가 “나는⋯ 이다.”라는 문구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설명하는 단어들을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요한 그리스도론의 중심은 무엇보다도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계시된 아들로서의 예수의 위상에 있다. 특히 요한복음은 하나님을 ‘하나님'이라는 명칭보다도 ‘아버지'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부른다. 요한복음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첫째,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이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보내심을 받은 자이다. 요한복음에서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는 유일하고 독특한 관계이다. 요한복음에서 ‘아들', ‘독생자' 등의 단어는 예수에게만 사용되고, 신자가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자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  종말론

공간복음의 주제가 하나님의 나라라면, 요한복음의 주제는 영생이다. 요한복음은 미래적 종말론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나 그 강조점은 신자가 이 땅에서 영생을 맛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영생 개념은 요한복음의 독특한 종말론으로 이어지는데 요한복음 종말론은 미래적인 것보다 현재적인 것에 쏠려 있다. 요한에게서 종말은 현재에 경험되는 그 무엇이다.

  • 성령론 

요한의 현재적 종말론에 대한 집중은 요한 공동체의 성령 체험과 연관되어 있다. 요한 공동체에서 성령은 실제로 신자가 체험하는 영이고, 교회의 예배 가운데에 현존하며, 무엇보다도 신자가 될 때부터 신자의 삶에 관여하는 영이다. 사복음서 중 요한복음만이 ‘성령강림 사건'을 기록했다는데서도 요한 공동체가 성령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한 신학에 따르면 성령의 강림은 이미 예수의 부활로 인해 시작된 것이다. 이것은 요한 공동체의 실제적, 현재적 성령 체험을 반영한다. 

  • 교회론 

요한복음에 교회론이 존재하는가 ? 요한복음에는 교회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나라 혹은 새 이스라엘 같은 초대 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쓰던 교회론적 용어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한은 자기 나름의 독특한 용어와 사상으로 그의 교회론을 전개한다. 그렇다면 그 특징은 무엇인가 ?요한 교회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교회론이 철저하게 그리스도 중심적이라는 데 있다. ‘목자와 양'과 ‘포도나무와 그 가지'의 이미지를 예로 들면, 구약에서는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것이었는데, 요한복음에서는 그리스도를 자칭하는 것으로 쓰인다. 예수가 곧 교회다. 요한 교회론의 두 번째 특징은 그리스도와 신자의 개인적인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데 있다. 친밀한 관계, 수평적 관계를 중요시한다. 요한 교회론의 세 번째 교회 직제에 대한 ‘민주적' 이해에 나타난다. 요한복음의 직제 이해를 보면, 근본적으로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 어떤 지배 그룹이나 특권층이 없다. 교회가 그리스도와 동일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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